IT서비스 기업을 위한 경영학 (3) -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의 경영 모델과 성공 요인의 연구 방법
- 박준성 박사: Univ. of Iowa 종신교수, 삼성SDS CTO, KAIST 초빙교수
- Feb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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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Mar 6
IT서비스 산업의 역사
1950년대 초에 소프트웨어가 발명되었다. 195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 전문 IT서비스 기업이 생겨, 일반 기업의 경영 업무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자동화하기 시작하였다. 본 시리즈 1호: IT서비스 기업의 국제 비교 (https://www.kosta-online.com/post/international-comparison-of-it-service-companies) 에서 언급했듯이, 회계감사업체인 Arthur Andersen이 IT서비스 조직을 만들어, GE사에게 UNIVAC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도입하게 하고, 봉급 계산을 자동화하는 SW를 구축해 준 게 세계 최초의 IT서비스 프로젝트였다.
이 조직이 나중에 Andersen Consulting이란 회사로 독립했고, 그 후 회사명을 Accenture로 바꾸었다. Accenture는 2024년 직원 수 78만명, 매출 89조원, 영업이익률 15%를 시현했다. 주식 시가총액으로 봐도, Accenture가 324조로 세계 1위이고, 그 다음이 인도의 Tata Consultancy Services(TCS), 인도의 Infosys, IBM Consulting, 인도의 HCL Technologies, 인도의 Cognizant, 인도의 Wipro, 프랑스의 Capgemini 순이다. 본 시리즈 1호: IT서비스 기업의 국제 비교 (https://www.kosta-online.com/post/international-comparison-of-it-service-companies) 에서도 언급했듯이, Infosys 등 인도 IT서비스 기업들의 약진이 괄목할만하다.
이들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의 경영 모델과 성공 요인을 살펴 보면, 우리나라 IT서비스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추구해야 할 전략 방향을 도출할 수 있다.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의 경영 모델과 성공 요인 연구 방법
A. David Maister, Managing the Professional Service Firm (1993)
본 시리즈 1호: IT서비스 기업의 국제 비교(https://www.kosta-online.com/post/international-comparison-of-it-service-companies) 에서 언급했듯이, Accenture 등 미국의 IT서비스 기업들(McKinsey, Boston Consulting, Bain, KPMG, Deloitte, PwC, EY 등)은 Partnership 경영 모델을 견지해왔다.
1호에서 언급했듯이, 이 모델에서는 IT서비스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파트너로 모여, 그들 간에 이익을 분배하는 기업 형태를 만들고, 서비스 매출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주니어 개발자와 컨설턴트 들을 뽑아 직접 훈련시켜 고객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자사의 서비스 영역에 맞게 고도로 훈련된 자사 직원들로 구성된 팀을 고객 프로젝트에 투입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회사의 높은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모델에서는 서비스 라인 별로 표준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와 기법, 툴을 정하고, 모든 직원이 직무, 직급 별로 표준화된 훈련과 역량을 갖춤으로써,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 나아간다.
1호에서도 인용했지만, 미국 Professional IT Service 기업의 경영 방법을 잘 이해하려면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였던 David Maister가 저술한 Managing the Professional Service Firm(1993)을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B. Harvard Business Case Studies
20만~60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세계 최고의 국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인도의 TCS, Infosys, HCL, Cognizant, Wipro 등은 파트너쉽 경영 모델을 추구하지 않고 일반 주식회사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들 인도 회사가 파트너쉽 경영 모델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경영 관행을 보면 많은 면에서 미국의 IT서비스 기업들과 같은 관행을 추구해왔다. Tata그룹의 자회사로 1968년 시작한 TCS를 제외하면, 나머지 4개 인도 회사들은 1980년대~1990년대에 설립되어 미국의 IT서비스 기업들을 추격해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IT서비스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기에 아주 적합한 기업들이다.
그럼 이들 인도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영 관행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 이들 5개 기업에 대한 하버드 경영대학의 사례연구 논문이 150개가 넘는다(https://hbsp.harvard.edu/cases/) 그들의 경영 방법 및 성공 요인을 아주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와 분석을 제공한다.
한편 한국의 IT서비스 기업에 대해서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사례연구 논문이 아직 한편도 없다는 게 아쉽고,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의 IT서비스 기업 성공 사례가 하버드 사례연구로 발표되길 염원한다.
C. BCG, Rules of the Game for People Business (2005)
IT서비스 기업의 바람직한 경영 모델에 대한 중요한 연구 결과가 또 있다. Boston Consulting Group이 2005년에 출간한 Rules of the Game for People Business이란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Harvard Business Review의 2005년 6월 호에도 게재되었다: F. Barber and R. Strack, The Surprising Economics of a People Business, Harvard Business Review, June 2005.
"사람사업"(People Business)이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고 자본 투자가 적은 사업을 의미한다. 사람사업에 속하는 업종으로는 병원, 법률서비스업, 광고업, 증권업, IT서비스업 등이 있다. 이들 사람사업에서는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보통 50~80%에 달한다. 사람사업은 의사, 변호사, 광고전문가, 증권분석가, IT서비스 전문가 등 연봉 수준이 높은 전문가들이 지식과 경험 기반의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식집약형 사업으로서, 재료비나 감가상각비가 미미하고 인건비가 매출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아래 표에는 액센추어, 인포시스와 삼성SDS의 2024년 매출액과 영업 이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표에서 액센추어와 인포시스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연차보고서에 기반한 추정치이다. 삼성SDS 경우에는 외주 의존도가 높고 Pass-Through 원가를 재료비로 계상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추정하기 어렵다. 대신 2024년 직원 수 12000명의 평균 연봉을 1억원($73K)로 가정했을 때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9%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위의 표에서 액센추어보다 평균 인건비가 낮은 인포시스가 그만큼 영업 이익률이 높은 걸 볼 수 있다. 한편 액센추어와 인포시스의 인건비 비중은 사람 사업의 특징인 50~80%에 일치하는 데 삼성SDS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또한 한국의 IT서비스 대기업들이 전문 IT서비스업의 정상적인 경영 모델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IT서비스 사업은 전문서비스사업(Professional Service Business)이며 사람사업(People Business)이다. 전문서비스사업과 사람사업은 제조업 같은 자본 집약적인 업종과는 판이하게 다른 경영 모델을 필요로 한다. 이제 IT서비스 사업의 올바른 경영 모델과 성공 요인을 이해하려면 전문서비스사업과 사람사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다음 호에서 전문서비스사업과 사람사업의 특성에 관해 다루고자 한다.
D. Professional Service Automation (PSA) 소프트웨어
전문서비스사업 경영을 지원하는 SW제품들이 제공하는 기능을 보면, IT서비스 사업의 올바른 경영 프로세스와 경영 기능들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 SW제품 마켓플레이스인 Capterra에서 Professional Services Automation Software를 검색하면 345개의 제품이 나온다. (https://www.capterra.com/professional-services-automation-software/) GetApp에서도 303개가 나온다. (https://www.getapp.com/s/professional%20service%20automation/) 이렇게 많은 SW제품들이 전문서비스업 및 사람사업으로서의 IT서비스 사업의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IT서비스 기업들도 이런 SW제품을 이용함으로써, 바람직한 경영 프로세스와 기능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AP의 Professional Service Automation(PSA) 솔루션을 보면 (https://www.sap.com/industries/professional-services.html) 아래와 같은 기본 기능들을 제공한다.

예컨대 Time Tracking 기능을 보면, IT서비스 기업의 직원들은 고위 임원에서 신입 사원까지 매일 15분 단위로 무슨 일을 했는 지 업무 코드를 시스템에 기록한다. 이 기록으로 누가 어느 고객 프로젝트에서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 지 알 수 있고, 따라서 프로젝트 원가 분석, 예측, 개선의 원초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국 IT서비스 기업 중 이런 Time Tracking을 실시하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이런 단편적인 관찰에서도, IT서비스 사업에 필수인 가장 기본적인 경영 기능도 못 갖춘 업체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음 호부터는 IT서비스 기업을 고수익, 고성장 업체로 키워 나아가기 위한 경영 모델과 성공 요인에 대해 찬찬히 살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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